침묵으로 가는 길

색즉시공 공즉시색

박희욱 2010. 9. 20. 10:31

어느 철학과 학생들이 모여 앉아서 토론을 하였다

주제는 나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결론은 기억이 나라는 것이었다

매우 그럴듯 하다

 

영아시절에는 나라는 자의식이  없다

과거가 없으므로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

과거와 미래가 없다는 것은 시간이 없다는 말이다

영아시절에는 '나'가 없기 때문에

여기니 저기니 하는 개념이 없다1

즉, 공간개념이 없다는 말이다2

 

그러니까 영아시절에는 '나'라는 것이 없고

그와 동시에 시간과 공간도 없다

그러므로 나와 시간과 공간은 동시에 존재하고

동시에 사라진다

 

무아를 깨달으라

그러면 시간과 공간이 사라진다

세상은 시간과 공간에 존재한다3

시간과 공간이 사라지면 세상이 사라진다4

존재(色)와 비존재(空)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色卽是空 空卽是色'이다

 

굳이 그대가 존재한다고 믿고 싶다면

지금 여기 이 순간 밖에는 없다

그 외는 모두 상상이다. 꿈이라 해도 좋다5.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살아라6

 

 

 

 

  1. 여기니 저기니 하는 것은 '나'를 영점에 위치시킨 하나의 좌표개념에서 나온 것이다. 좌표가 개념이듯이 공간도 실재가 아니라 개념에 불과하다. [본문으로]
  2. 승용차에 타고 있는 공간개념이 없는 아기에게는 차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풍경이 움직이는 것으로 인지한다. [본문으로]
  3. 6하원칙 중에서 누가, 언제, 어디서를 제거하면 기사가 성립할 수 없드시 세상도 성립할 수 없다. [본문으로]
  4. 물리적인 세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본문으로]
  5. 그런데 사람들은 이 꿈속에서 산다. [본문으로]
  6. 現存(viveka)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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