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자살

박희욱 2010. 9. 20. 14:50

이땅에는 삶을 포기하고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

언뜻 보면 자살은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이땅은 성자의 땅인가

전혀 아니다

 

사실은, 도저히 삶을 포기하지  못해서 자신을  포기하기로 하는 것이 자살이다

자신을 포기하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자살자는 착각을 하고 있다

몸이 자신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자살하기 위하여 투신을 했을 때

자신의 의식이 뛰어내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다1

그 순간 그 광경은 정지 동영상이 되어버린다

그 동영상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동영상이다2

 

자살은 삶에 대한 강력한 미련 즉, 집착을 표현한 것이다

진정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나면 나도 사라진다

그러므로 그런 사람에게는 자살을 감행할 나가 없다

자살은 '강력한 나'에 의하여 감행되는 에고적 현상이다

 

 

 

  1. 몸이 그대가 아니라 그 의식이 그대이다. [본문으로]
  2. 불교에서는 혼이 구천을 떠돈다고 표현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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