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염화시중의 미소

박희욱 2012. 3. 1. 19:29

 

 

 

영산(靈山)에서, 언제나 말씀으로써 설법을 하시던 석가모니 부처께서,

 

어느날은 평소와 달리 설법은 아니하시고 앞에 모인 제자들을 넌즈시 쳐다보시다가

 

아무 말씀도 없이 연꽃 한송이를  찬찬히 들어올리는 것이었다1

 

예사스럽지 않은 부처님의 이런 행동에 제자들은 영문을 몰라서 모두 어리둥절해 하였다

 

이때, 유일하게 마하가섭만이 부처님께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후세의 사람들은 이것을 <염화시중의 미소>라고 말하면서,

 

석가모니로부터 이심전심으로 무엇인가가 마하가섭에게 전해졌을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2

 

다른 제자들은 부처님께서 들어올리신 연꽃만 쳐다보았을 뿐이고,

 

마하가섭은 꽃이 아니라 부처님께서 보여주시는 모습으로부터 말없슴 즉, 침묵을 보았던 것이다

 

결국, 부처님은 침묵을 보여주기 위하여 연꽃을 들어올리신 것이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그토록 많은 설법을 하신 것은 모두,

 

제자들의 내면을 침묵시키기 위한 것에 불과하였다3

 

그러니, 불상을 보거던 그것을 통해서 눈으로는 침묵을 보고, 귀로는 침묵을 들어면서,

 

자신의 내면이 침묵이 되도록 하라

  1. 이것을 염화시중(拈華示衆)이라 한다. [본문으로]
  2. 정법안장(正法眼藏) 열반묘심(涅槃妙心) 실상무상(實相無相) 미묘법문(微妙法門)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 이런것이 모두 침묵을 지칭한 것이다. [본문으로]
  3.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열반직전에 하신 말씀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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