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ern Europe

스키올덴에서 롬3(Skjolden to Lom)

박희욱 2013. 9. 7. 21:27

 

 

 

애야, 날 좀 쳐다봐!

 

 

 

 

 

 

 

 

 

 

 

 

 

 

 

 

 

 

 

 

 

 

 

 

저 멀리 있는 구름이 나를 따라오면서 빗방울을 떨어뜨린다.

 

 

 

 

오늘 일기예보는 비는 오지 않는다고 했고

새파란 하늘이 미소를 짓고 있어서 걱정은 되지 않는다.

 

 

 

 

푸르디 푸른 빛이 너무나 좋은 하늘이다.

 

 

 

 

이 육신에 음식만 조금 넣어줄 수 있다면

푸른 하늘과 흰구름만 있어도 좋을 것 같다.

더 이상 뭐가 필요한가!

 

 

 

 

 

 

 

 

 

빗방울을 받은 노면이 모락모락 김을 올리고 있다.

 

 

 

 

 

 

 

 

 

 

 

 

 

 

 

 

 

 

 

 

 

 

 

 

 

 

 

 

 

 

 

 

 

 

 

 

 

 

 

여기는 스키장인 듯한데 스키어는 보이지 않는다.

 

 

 

 

 

깜장야크가 콩알처럼 보인다.

 

 

 

 

 

이런 모습을 한 밤중에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리면 마치 드라큐라가 나타날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르막이라고 슬퍼할 것도 없고

내리막이라고 기뻐할 것도 없다.

결국은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간다.

 

미국 서부해안의 오리건코스트를 달릴 때는 도로의 기복이 매우 심했다.

그 기복을 오래 타다 보니까 오르막 보다는 내리막이 더 겁났다.

사실 오르막은 위치에너지를 얻는 것이지만, 내리막은 공기의 저항에 의한 에너지의 손실이며

특히 급경사 내리막에서 브레이크를 잡는다면 얻었던 위치에너지의 손실이 크다.

이런 사실을 머리가 아니라 몸이 먼저 알아차리는 것이었다.

나중에는 재발 내리막만 나오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었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다

행복이 있으면 불행이 있다

사랑이 있으면 미움이 있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다

정의가 있으면 불의가 있다

선이 있으면 악이 있다

S극이 있으면 N극이 있다

 

언어는 이원성에 기초하며 언어에 기초한 세상은 환영이다

이원성에서 벗어나는 것이 언어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며

언어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세상의 환영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다

不二門을 넘어서 가라

色卽是空

 

 

 

 

 

 

 

 

먼저 내려와 있던 프랑스팀이 나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짜샤! 니가 나를 내려다 보는 거냐?

 

 

 

 

 

 

 

 

 

 

 

 

 

 

인간들이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 것은 인간들의 교만일 뿐이었다.

낙원에서 쫓겨난 것은 인간과 인간들에게 이용당하는 동물 뿐이다.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