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의 사전에는 도덕이라는 단어는 사라졌다
나는 도덕적일 수도 있고, 도덕적이지 아닐 수도 있다
도덕 대용으로 필요와 불필요라는 두 단어가 남은 것이다
도덕이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모든 관념어는 힘을 잃고 나로부터 희미해져 갔다
진리, 자유, 사랑, 봉사, 희망, 책임 등.....
그런 관념어는 나를 얽어매는 그물이었다
나는 홀로 존재하는 무소의 외뿔이다
그 뿔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다
아니다, 그 뿔은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시공(time-space)의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