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이 술을 마시는 문화와 한국인들이 술을 마시는 문화는 정반대다.
유럽인들에게 술은 맛보는 것이라면, 한국인들에게 술은 들이켜서 취하는 것이다.
맥주를 마셔도원샷하는 일은 없다.
와인을 마셔도 큰잔의 바닥에 따라서 맛과 향을 맛본다.
위스키나 꼬냑도 마찬가지로 잔에 조금만 부어서 맛과 향을 즐긴다.
반면에 한국인들은 막걸리 한사발을 한꺼번에 들이키고 "커!"한다.
쇠주도 작은 잔에 부어서 원샷으로 단번에 틀어넣는다.
심지어 커피도 한국인들은 들이키는 문화인 것 같다.
아마도 숭늉 마시는 습관이 유전되고 있는 모양이다.
한국인들은 술을 마실 때 반드시 안주가 필요하다. 왜일까?
술을 한꺼번에 틀어넣고 나니 입이 심심한 것이다.
그래서 안주를 씹는 것이다. 반면에
유럽인들은 안주가 필요없다, 술을 음미하면서 마시기 때문이다.
이런 습관의 차이는 삶에 있어도 유사한 차이를 보인다.
알다시피 한국의 문화는 빨리빨리다.
급하다, 여유가 없다, 양보가 없다.
한국인들이 술에 취할 줄은 알아도 술을 즐길 줄 모르듯이
삶 또한 즐길 줄을 모른다.
그래서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기적을 일구고도
팍팍한 자신들의 삶에 푸념을 널어놓는 것이다.
요즘은 왠지 쑥 들어가고 말았지만, 얼마전만 해도 헬조선이라고 자조를 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삶을 즐길 줄 아느냐 모르느냐의 문제다.
아무리 경제가 발전해도 삶의 질은 변하지 않는다.
졸부근성이 개선되려면 아직도 요원하다. 불행히도
개선되기 전에 이땅의 경제는 이미 나락으로 떨어져 있을 것이다.
한반도땅의 21세기의 보릿고개가 보인다.
안타깝게도 나는 악담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내 말이 놀라울 것은 없다, 이미 북쪽땅은 보릿고개에 300만명이 아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