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뮤어트레일 13

3.04Camp - Thousand Island Lake - 4.15Camp

6월 28일 오전 7시 40분 - 18.6km - 오후 6시 40분 가장 힘들었던 구간이었다. 아무리 추워도 몸을 씻고 잠을 청했으나 이날만큼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Shadow Lake를 지나서 Rosalie Lake로 올라가는 지그재그길에서는 조난의 위험을 느꼈던 날이었다. Thousand Island Lake에서 JMT로 들어가다가 확인하기 위해서 되돌아선 것이 잘못이었다. 표지판에 Red's Meadow을 보고서 그대로 들어선 것이 실수였다. 내가 가는 곳이 레즈메도우였지만 그것은 JMT가 아니었다. 아마도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기 쉬운 곳이다. 표지판에 JMT라는 세 글자를 넣기에 왜 그렇게 인색한지 모르겠다. 키가 엄청 큰 나무 위로 강풍이 불면 제트기가 이륙하는 것과 같은 굉음이..

John Muir Trail 2020.07.14

야영지1 - Donohue Pass - 3.04Camp

6월 27일 오전 8시 40분 - 13.2km - 오후 4시 40분 끔찍스럽게 보이는 저 고개가 사정도 봐주지 않고 나를 강제로 끌여당겼다. 서양인들의 백팩을 보면 남녀간에 크기 차이는 별로 없다. 있다해도 몸집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에도 목격했는데, 미국의 레인저들이 산에서 일하는 것을 보면 그 태도가 남녀의 차이가 없다. 한국의 남녀평등은 여남불평등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서양의 남녀평등은 실재경험에서 나온 것이고, 한국의 남녀평등은 사상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약자를 보살펴 주면 어느새 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John Muir Trail 2020.07.14

Lyell Canyon TH - Camp 1

6월 26일 오전 10시 50분 - 12.4km - 오후 5시 30분 Lembert Dome을 1시간 40분만에 다녀와서 곧바로 Lyell Canyon 트레일헤드를 출발하였다. 오늘 예정했던 캠핑장을 지나쳐버렸다. 다음 캠핑장은 걸어도 걸어도 캠핑장은 나타나지 않아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마침 좋은 캠핑장이 있었으나 금지 푯말이 붙어 있었다. 할 수 없이 레인저의 눈에 띄지 않는 산자락에 급히 텐트를 쳤다. 오후 3시 ~ 오후 4시에 하이킹을 중단하겠다는 애초의 시간을 훨씬 지난 오후 5시 30분이었다. 그러나 JMT 트레커들은 결코 그렇게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갈 길이 바쁘기 때문이다.

John Muir Trail 2020.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