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파푸아뉴기니, 시간이 필요없는 세상

박희욱 2009. 4. 19. 07:03

파푸아뉴기니에 17년 이상을 살아온 황영구님이 쓴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정말, 시간이 필요없는 낙원같은 세상이 있을까 싶어서였는데
실망스럽게도 그렇지는 않았다. 그곳에 대한 호기심은 접어야겠다.

파푸아뉴기니는 KBS2TV의 <도전지구탐험대>에 10여차례 방영되었는데,
거기서 보여준 원주민의 모습은 대부분 연출된 것으로 전통복장을 하고 사는 부족은 별로 없으며,
모두 촬영을 위해서 그러한 복장을 입어준 것뿐이라고 한다.
반나체의 전통복장을 한 원시부족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시청률이 10%도 못 미쳐서
제작진으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그러니 대중매체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 책을 읽어볼 필요는 별로 없을 것 같으나, 눈에 뜨이는 구절은 아래와 같다.

1. 외국에서 사업에 성공하려면 한국사람, 중국사람과는 절대 경쟁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있다.
중국사람은 어렵고 힘든 일일수록 단합하고,
이익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놓치지 않으며,
인내심이 있기에 경쟁하면 질 수 밖에 없다.

반면에,한국사람은 독점하려 하고,
자기편 아니면 적으로 삼아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같은 한국인일지라도 중상모략을 서슴지 않으며,
죽기 살기로 덤벼드는 면이 있어 경쟁하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
그만큼 한국사람은 단합하기 힘들다.
그리고 칭찬해 주고 인정해 주는 사람들은 극소수였다.

2. 요즘은 한국의 여러 단체에서 전 세계 이곳저곳으로 봉사를 간다고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도움을 주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결국은 다 자기 자신들을 위한 일일 뿐인 것 같다.

3. 십수년의 이민 생활로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면,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와 풍습이 다르고 심지어 계절마저 반대일망정
사람사는 일상은 결국 거기가 거기라는 것이다.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어디서든 항상 행복할 수 있다.



 
비문명권에서 십수년을 살았으면 내가 미쳐 깨닫지 못한 어떤 것을 경험하지 않았겠느냐 하는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다. 09.03.11 19:09

파푸아뉴기니와 같은 오지에서도 한국교민들 사이의 불신의 벽은 대단히 높은 모양이다. 타국땅에서의 상호불신은 얼마나 가슴아픈 일일까! 09.03.1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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