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실

합창교향곡

박희욱 2009. 9. 2. 19:46

인류 최후의 심판, 그날이 온다면, 그대는

 

신의 앞에 나아가서 무엇이라고 인류를 변호할 것인가?

달을 정복했다고 할 것인가?

컴퓨터를 발명했다고 할 것인가?

부질없는 일이다

 

인류를 위해 신에게 기도했다고 할 것인가?

신을 위해 신에게 기도했다고 할 것인가?

신에게 신을 찬양했다고 여쭐 것인가?

부질없는 일이다

 

나는 신의  앞에서는 아무 할 말이 없다

그냥 침묵을 지키는 수 밖에.

다만,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면

신 앞에 베토벤의 '합창'을 내밀어 보이겠다

 

아무래도 신은 고개를 내저을 것이다

인류가 낙원을 마다하고1

지식으로써 인간을 물질화함으로서 바벨탑을 쌓고

자연을 파괴한 죄는 구원을 받을 길이 없다

 

도리없이 나는 '합창'을 들고서 신의 앞을 물러나야 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합창'을 품에 안고서 무덤으로 가고 싶다

세상 모든 것이 부질없는 것이기는 하겠지만

'합창'만은 나의 영원한 안식처이다

 

 

 

 

  1. 신이 인류를 낙원에서 추방한 적은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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