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Zealand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테카포 호수로 가는 길

박희욱 2010. 3. 12. 11:06

1월 7일

  크라이스트처치 출발

 

  크라이스트처치를 빠져나오는데 4번이나 길을 길을 물으면서 나왔는데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길을 달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최단거리를 주행하고 있었다.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하고 바람까지 세차다. 정오경 Kirwee를 지날 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바람이 강해서 빗방울이 얼굴을 세차게 때렸다. 할 수 없이 오후 2시경 Glentunnel에서 H.P를 발견하고 빗속에서 텐트를 쳤다. 텐트를 치고 나니까 곧 비가 그치고 강한 햇살이 내리 비쳤다. 바람은 여전히 강력해서 샤워하고 빨래를 해서 널어 놓으니 금새 말라버렸다.

 

크라이스트처치-테카포 루트

 


 

 

 

Kirwee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주행을  계속할 것인지를 많이 망설이다가

방수카바를 쒸우고 우의를 입어서 완전 무장한 다음 라이딩을 계속하였다.

 

 

 

 

내가 저놈들을 구경하는지 저놈들이 나를 구경하는지?

가까이 다가가면 도망가고 멀리 떨어져 가면 다가오고,

잡기놀이를 하자는건지 뭔지...

 

 

글렌터널 H.P

텐트를 치자 곧 이렇게 햇빛이 쨍쨍.

 

1월 8일

  아침까지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하고 강한 바람이 불더니 전형적인 뉴질랜드 날씨인양 곧 맑아졌다가 다시 흐리곤 하더니 소나기성 비가 내렸다. 오늘은 우중 라이딩을 하였다. 제랄딘 전방 7km 지점에서 패밀리 H.P를 발견하고 텐트를 쳤는데, 그러자마다 굵은 빗방울이 세차게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라키아이아 고지

 

 

 

 

 

 

 

 

 

 

 

 

 

나를 환영하러 도열한 줄 았았는데

나를 구경하는 것이었다.

소도 어른이 되면 호기심도 사라져서 나에게 접근하지 않았다.

 

 

 

 

 

 

 

 

1월 9일

  제랄딘 출발/페얼리 도착

 

제랄딘  패밀리 H.P에서의 일출

 

 

제랄딘 H.P(제랄딘 전방 7km)

 

 

쌕의 멜빵이 떨어지려고 해서 기웠다.

단단히 부착해야 했으므로 한참 기워야 했다.

주위를 하면서 기운다고 하는데도 자꾸 실이 꼬여서 무척 짜증이 났다.

가만히 살펴 보니까 실 자체가 꼬여 있기 때문에 주위를 해도 꼬이는 것이었다.

이후로는 실을 풀어가면서 바느질을 하였다.

 

세상살이가 꼬이는가?

그렇다면 그대가 꼬여 있기 때문이다.

 

 

제랄딘 H.P의 키친

거의 모든 H.P의 주방시설은 아주 잘 되어있다.

 

 

제랄딘 패밀리 H.P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했다

텐트장에 빨리 도착하려고 상체를 좌우로 흔들면서 열심히 페달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등뒤에서 퍽하는 느낌이 왔다. 우의를 벗어보니

지나가는 소형추럭에서 생계란을 나의 등에 명중시킨 것이다.

얼마나 통쾌하겠는가!

지도 사람이니까 옆좌석에 앉은 놈과 얼마나 웃었겠는가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짐승만도  못할 수가 있는가 보다.

이런 짓은 처음 당했다.

 

많은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 주거나

경적을 울려주거나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워 주거나

심지어 박수를 쳐주어서

격려하여 주는데

세상에는 어처구니 없는 짐승만도 못한 놈들도 있는 것이다.

 

 

 이놈들은 결코 포즈를 취해주지 않았다.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면 달아나버렸다.

 

 

 개양귀비-터키에서도 많이 보았던 것이다.

 

 

 뉴질랜드에는 목양이 5,000만 마리로 추정된다.

 

 

 

 

 

 

 페얼리를 쳐다보는 경관은 멋졌다.

 

 

 

 

 

 

 

 

 

 

 

 

 

 

 

 

1월 9일

   페얼리 도착

 

 페얼리 탑텐 H.P

덴마크(영국인인데 데마크에 이주한지가 32년되었다 한다)에서 온 7주간 자전거 여행자

앞 자전거는  아내(52세), 뒷 자전거는 남자(58세라  하는데 70대로 보였다)

꽁무니는 앞바퀴를 떼어내고 앞 자전거에 부착한 딸아이 자전거

이들 가족은 비가 오자 텐트를 걷고 캐빈으로 들어갔다($70) 

 

 

 세벽부터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려서 텐트 네귀퉁이의 지퍼를 통해서 빗물이 침투해 들어왔다.

어제 덴마크 사람이 플라이가 없는 나의 텐트를 보고서 비가 새지 않느냐고 했을 때,

이것은 본래부터 플라이가 없는 것으로 비가 샐 염려가 없다고 대답하였는데 창피를 당하게 되었다.

네 귀퉁이에 무거운 물건으로 바닥을 눌러 놓고서 고인물을 수시로 닦아내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39만원 짜리라 신뢰를 했었는데 배신을 당한 느낌이 들었다.

 

 

  텐트 환기구를 통해서 본 바깥 모습

비가 내리니 화장실에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고 오줌보가 터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곤 했다.

 

 

 비가 그치는가 했드니 오후 2시부터 다시 굵은 빗방이 떨어졌다.

결국 텐트에서 철수하여 부엌 라지에터에서 젖은 옷을 말리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저녁 8시쯤 되어서 비가 그쳤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오래간만에 평온한 시간을 장시간 갖게 되었다.

뉴질랜드에서는 커피와 함께 MP3만이 나의 친구였다.

저녁 11시가 되어서 텐트로 돌아와서 잠을 청했는데 춥고 축축한 밤을 보내야 했다.

 

여기 캠핑장에서 만났던 어떤 여자가 본래 수염을 기르느냐고 물어서 여행중에 바빠서 못갂았다고 했더니

멋있다고 계속 길러 보라고 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깍지 않고 내버려둬 봤는데 아무래도 아니었다. 그녀가 나를 놀렸는건가?

 

 

 

 

 

 

 

 

 

 

 

 

 페얼리에서 테카포로 넘어가는 고개

그렇게 높은 고개라 할 수 없어도 맞바람이 불어서 매우 힘든 주행이었다.

이제 자전거 여행은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카포 도착하기  직전

 

 

 고개를 넘자 멀리 앞쪽의 서던 알프스 산맥과 오른쪽의 Two Thumb산맥의 장쾌한 아름다운 경관에 노래소리가 절로 나오려고 했다.

 

 

 

 

 

 

 

 

 

 

 

'New Zeala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운트쿡 가는 길  (0) 2010.03.12
테카포  (0) 2010.03.12
크라이스트처치  (0) 2010.03.12
크라이스트처치 가는 길  (0) 2010.03.12
카이코우라  (0) 2010.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