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Zealand

테카포

박희욱 2010. 3. 12. 12:17

                                        




1월 12일

  어제 페얼리로부터 테카포에 도착하니 날씨가 무척 궂고, 바람도 세차고, 침낭도 젖고, 날씨도 춥고 해서 야영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Backpackers는 만원이고 모텔은 $115였다. 할 수 없이 $15짜리 텐트사이트를 선택해야 했는데 영 기분이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텐트를 쳐놓고 인터넷룸이 따뜻해서 거기서 침낭을 말리면서 저녁 늦게까지 시간을 보냈다. 

 

 

테카포 호수

 

테카포 호수의 좌변 도로(적색선)를 자전거로 주행해야 한다.

테카포 빌리지에서 호수를 쳐다만 보고 떠난다면

테카포 호수를 반도 보지 못하는 꼴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MP3를 귀에 꽂고 커피잔을 손에 들고서 H.P 바로 앞에 있는 테카포 호수변으로 내려갔다.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하고, 기대했던 물빛은 흐리고, 찬 빙하수 때문인지 물새도 없고, 음침한 침엽수만 호수변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잖아도 연일 계속되는 궂은 날씨 때문에 기분이  가라앉은 나 자신을 달랬다.

그래! 캐나다 로키에서 에멜랄드 호수도 본 사람이 무슨 욕심으로 더 아름다운 호수를 기대하였다는 말인가!

그래!,그래! 세상만사가 그저 그런 것을 무슨 큰 기대를 한단 말인가!

때마침 MP3에서 흘러나오는 베토벤의 현악4중주가 꼭 테카포 호수가 주는 느낌과 같았다.

장엄하고, 힘있고, 그러면서도 간단한 선율조차도 절묘하게 마음대로 요리했던 베토벤도 조차도

인생의 막바지에서는 지금의 이 테카포 호수 같은 아무런 맛도 없어 보이는 현악4중주를 작곡하지 않았느냐고 내 스스로를 다독거렸다.

베토벤의 마지막 현악4중주는 삶이 無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테카포 H.P의 키친

덴마크인 부부의 딸아이-처음에 손녀냐고 묻는 실수를 했다.

8~9세로 보았는데 11살이라고 했다.

도로에서, 페얼리에서, 테카포에서 3번 만났던 이 가족은 테카포에서 나보다 하루 먼저 출발했다.

 

 

 

 

그러나,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자 테카포 호수는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테카포 빌리지

 

 

 

 

 

 

 

 

 

테카포 호수의 아름다움은 옥색 물빛과 눈을 머리에 인 높은 산과 흰구름과의 조화에서 나온다.

 

 

 

 

 

 

 

 

 

 

 

 

 

 

Good Shepard Cherch

 

 

 

 

 

 

 

 

 

선한 목동교회 창문을 통해서 본 테카포 호수

 

 

 

 

 

 

 

 

 

 

 

 

 

 

별로 꾸밈이 없는 정원이지만 무척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집이었다.

 

테카포 호수 좌안길

나는 중국의 황산을 지구의 보석이라고 말한다.

이제 보석 하나를 더 추가해야겠다.

바로 이 테카포 호수이다.

그동안 흐리고 비가 온 날이 오늘 이 하루의 쾌청한 날씨로 보상해 주었다.

 

 

 

 

 

 

 

 

 

이 도로의 오른쪽 산에는 천문대가 있는데 너무 가팔라서 올라가 보지 못했다.

 

 

 

 

 

 

 

 

 

 

 

 

 

 

 

 

 

 

 

 

 

 

 

 

 

 

 

 

 

 

 

 

 

 

 

 

 

 

 

 

 

 

 

 

 

 

 

 

 

 

 

 

 

 

 

 

 

 

 

 

 

 

 

 

 

 

 

 

 

 

 

 

 

 

만일 천국이 있다면 테카포 호수와 유사한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