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크로키7

박희욱 2011. 9. 4. 05:53

수채화가 박광식 선생을 뵙기 위하여 서울로 찾아갔을 때  

선생은 나에게 회화의 4대 요소로서 아래 4가지를 말씀해 주셨다.

 

힘(Power)

스케일(Scale)

밀도(Density)

묘미(Exquisiteness)

 

나는 붓의 힘 즉, 필력을 기르기 위하여 누드크로키를 시작하였다.

회화에서의 힘은 주로 붓의 스피드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크로키는 보통 2분, 또는 3분 마다 포즈를 바꾸기 때문에

시선은 거의 모델에 두고서 연필은 화지 위를 저 홀로 일필휘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니까 모델의 형상이 두뇌를 거치지 않고 눈에서 바로 연필끝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일반 드로잉을 할 때도 숙달된 전문가일수록 화지보다는 모델에 시선을 더 집중한다.

숙달이 덜 된 사람일수록 모델보다는 화지에 시선을 놓고 모델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서 운필을 한다.

 

우리의 삶도 이와 유사한 점이 있다.

어리석은 자일수록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마음으로써 사물을 보고 반응을 한다.

반면, 현자는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옆으로 제쳐두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서 그에 따라서 감응을 한다.

반응과 감응의 차이이다.

 

아래의 크로키 작품은 5~6년 전에 그린 것이다.

대략 3년에 걸쳐서 연습을 하였는데, 내가 그린 크로키 종이를 수직으로 쌓는다면 나의 발끝에서 가슴까지 이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올려진 것은 그런 수많은 습작중에서 선별한 것이다.

누드크로키는 크로키북 한 권을 소모해도 괜잖은 작품 하나를 건지기도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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