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
간밤에 꿈을 꾸었다
겨우 말을 배우기 시작한 어느 아기가 한 괴한에게 유괴되어 와서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단말마적으로 울부짖고 있었다
"엄마 맛있어, 엄마 맛있어, 엄마 맛있어!"
결국 아기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슬픔과 그리움의 고통을 가슴깊이 간직한 채,
어쩔수 없이 현실에 적응하면서 살아갈 것이라는 것을 잘 아는 그 괴한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울부짖는 아기를 내버려두고 있었다
그렇게 울부짖는 아기의 모습에 가슴저미는 고통을 함께 하다가 나는 꿈에서 께어났다
그런데 꿈을 께고 보니 그 냉혈한은 신이고, 유괴된 아기는 바로 나 자신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나야말로 신에 의해서 이 세상에 유괴되어온 어린 아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는 돌아가리라
어미니가 계시는 그리운 그곳으로, 돌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