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저녁 11시에 출발해서 몇군데의 호텔에 들러 투어신청자들을 태우고 다합을 떠났다. 중간에 검문이 3번, 주유가 한 번, 그리고 사람을 태우는 등등해서 새벽 2시 반에 세인트 캐트리나 수도원 아래의 주차장에 도착한 다음 등산을 시작했다. 달도 없고 별빛조차도 없는 깜깜한 밤길을 더듬어서 천천히 올라가는데도 호흡이 가빴다. 정상에 오르니 옷을 겹겹이 입어도 춥다. 한참을 기다려도 일출이 되지 않는다. 일출을 보기 위하여 앞다퉈 앞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빠져나갔다. 나는 그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한참 더 앉아 있었는데 어느듯 하늘 높이 구름 위에서 희미한 태양이 얄미운 얼굴을 들이미는게 아닌가! 아뿔사! 시나이산 정상의 일출을 구름 때문에 망친 것이다. 아무도 나를 여기에 오라고 한 적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