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서민은 곧 양민인가?

박희욱 2009. 11. 19. 02:46

이땅의 서민들은, 

있는 놈은 죄다 놀부이고, 

없는 놈은 죄다 흥부인 것으로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이 서민인 것이 마치 양민이라도 되는 양 여기는 사람도 많다. 

가난이 죄는 아닐지라도 다른 있는 놈들에게 부담이 되고,

그들에게 신세지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않는다.

 

그들은 대개 유전유죄 무전무죄인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같은 입으로 때에 따라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말하기도 한다.

일리있는 이야기이기는 하나, 자신들이 편리한데로 생각하는 것이다.

 

나도 편리한데로 생각한다면,

돈이 없으면 몸으로 떼우는 무전유죄가 자연의 순리(?)일지도 모른다.

있는 놈은 돈으로 떼우고, 없는 놈은 몸으로 떼우면 되는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 아닌가.

 

그들은 모든 제도가 있는 놈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내가 볼 때는 모든 제도가 없는 놈들을 위한 것이라고 보여 지는데...

없는 놈들을 위한 도로교통법 같은 것은 없을지라도.

 

그들 중에는 이땅의 있는 놈들은 기부금을 내놓지 않는다고 손가락질하는 놈들도 있다

자신들은 기부금을 낼 자격이 없다고 믿지만, 기부금의 혜택을 누릴 자격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실, 기부금을 낸다는 것은 가진 것의 다과에 관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또, 있는 놈들은 모두 탈세를 한다고 믿으면서, 자신은 마치 탈세를 하지 않는 준법국민인처럼 여긴다.

사실 그들은 탈세를 할 형편이 안되기 때문에 탈세를 하지 않을 뿐1,

형편만 되면 언제든지 탈세의 기회를 노릴 것은 마찬가지다.2

 

내가 초등학교시절, 교과서에 실려 있었던 그 터무니없는 이야기-

흥부놀부 이야기가 아직도 교과서에 버젓이 실려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실려 있다면, 그것은 하루빨리 폐기처분 해야 할 낡은 이야기이다3.

 

게으르고, 나태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운도 없는 흥부가 사람노릇 제대로 했을 리가 없다.

마지막에 운이 좋아서 대박을 만나 부자가 되었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부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옛부터 쌀독에서 인심난다고 했는데 옳은 말씀이다.

 

  1. 사실, 연말정산 때를 보면 그들도 재주껏 불법 탈세를 도모하고 있다. [본문으로]
  2. 내가 그들에게 역겨워하는 것은 타인의 눈에 있는 티끌은 보면서, 자신의 눈에 있는 대들보는 보지 않으려 하는데 있다. [본문으로]
  3. 게으르고, 나태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운도 없는 흥부가 사람노릇 제대로 했을 리가 없다. 마지막에 운이 좋아서 대박을 만나 부자가 되었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부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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