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Zealand

케플러 트랙

박희욱 2010. 3. 15. 09:49

1월 30일

  

뉴질랜드는 밤에는 별이 떴다가 새벽에는 비가 오는 날이 많았다.

오늘도 새벽부터 비가온다. 텐트 4귀퉁이의 지퍼부분으로부터 빗물이 스며든다.

텐트 바닥의 4귀퉁이를 물통이나 참치캔 같은 무거운 것으로 누르고 수건과 내의를 놓아서 빗물을 흡수시키고 번갈아 가면서 텐트 밖으로 짜내었다.

오늘 트래킹을 출발하는 날인데 이미 물건너간 것 같았고, 이 비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고민하면서 뉴질랜드가 싫어지는 것이었다.

바로 이웃에 있는 YHA로 숙수를 옮길 작정을 했다.

 

텐트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다-사는게 뭐 그렇노!

여행중에 내 마음이 조급하고, 서둘고, 느긋하지 못한 내 자신을 본 것이다.

"사는게 뭐 그렇노!' 이것이 며칠간의 내 화두가 되었다.

 

부억에서 아침을 먹고 있는데 리버턴에서 나를 봤다는 사람이 오후에는 맑아지고 내일부터는 'fine sunny'라 한다.

나는 쾌재를 부르면서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자전거는 캠프장에 맡기고 예정보다 2시간 늦게 출발하였다.

 

 

케플러 트랙

 

3박 4일의 트래킹 코스이다. 보통 시계반대방향을 돌지만 역방향도 가능하다.

젊은 사람들은 2박 3일에도 주파한다. 전 루트를 완주할 필요는 없다.

1박 2일의 트래킹을 한다면, Luxmore Hut에서 1박을 한 다음에 다음날 더 전진하다가 시간에 맞춰서 티 아나우로 돌아와도 훌륭한 트래킹을 할 수 있다.

나는 티 아나우에서 Controal Gate(지도의 우측 Dock Bay 아래쪽)까지 걸어가서 Luxmore Hut 1박,

 Iris Burn Hut 1박, Moturau Hut 1박을 하고서, 지도의 아래쪽 Rainbow Reach(You are here)까지 트래킹을 한 다음에 어떤 사람의 승용차로 티 아나우에 돌아왔다.

 레인보우 리치에는 티 아나우로 가는 셔틀버스가 있다.

 시간을 더 단축하고자 하는 경우는 티 아나우에서 호수를 건너 브로드 배이까지 워터택시로가면 된다.

 

 

케플러 트랙 지도

 

티 아나우는 이 지도의 오른쪽이다

 

 

 

 

 

 

 

 

 

 

케플러 트랙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다는 젊은 중국인 커플이다.

산장에서 보니까 아내(인 것 같았다)는 앉아서 인상을 쓰고 있고, 남편은 마치 손님을 모시는 웨이트 같았다.

그들은 텐트를 가지고 왔다.

 

 

 

 

티 아나우 호수를 오른쪽에끼고 컨트롤 게이트로 가는 길

 

 

 

 

 

 

 

 

 

 

 

 

 

 

 

 

 

 

 

 

 

 

 

 

비가온 뒤에 햇살이 내리 쪼이니 바닥에서 김이  솟아올랐다.

 

 

 

 

 

 

 

 

 

 

 

 

 

 

 

독일 하노버에서 왔다는 슈테판

전자기술자라고 소개했다.

럭스모어 산장까지 동행을 했는데 그가 없었다면 혼자서는 조금 불안했을 것이다.

1박만 한다는데 무슨 짐이 저렇게 많은지...

 

 

 

 

트래킹을 좋아하고 뉴질랜드는 7번째이며 이번 여행은 9주간이라 하였다

 

 

 

 

왼쪽에 보이는 도시가 티 아나우이다.

 

 

  

 

이렇게 좋은 숲길도 오랫동안 계속되자 조금 지겨워졌다.

 

 

 

 

 

 

 

 

 

 

 

 

 

 

이런 기생식물이 많은 것은 비가 무척 잦다는 증거이다.

 

 

 

 

 

 

 

 

 

 

 

 

 

 

 

 

 

 

 

 

 

 

 

 

 

좀 지루한 숲길을 빠져나오자 이러한 환상적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조금 추워서 슈테판은 파카를 꺼내 입었다.

 

 

 

 

 

 

 

 

 

 

 

 

 

 

 

럭스모어 산장이 보인다. 해발 1,085m

오후 3시 30분경에 도착했다.

늦었다 싶어서 쉬지 않고 부지런히 걸어더니 예상보다 빨리 도착한 것이다.

 

 

 

 

 

티 아나우 호수

 

 

 

 

 

산장의 부엌 겸 식당

싱크대와 가스렌지가 있다.

샤워는 할 수 없다.

하루 $45로 비싸다. 그러나 시즌에는 값이 문제가 아니고 일찍 예약하지 않으면 안된다.

왼쪽 까까머리가 중국인이다.

내가 본 모든 중국남자들은 여자 앞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

중국여자가 기가 세니까 남자들이 돈을 잘 벌어야 하는가 보다.

뉴질랜드에서도 중국인들의 경제력이 큰 모양이다.

웰링턴의 한국인 가게주인이 말하기를 가게 소유주는 중국인이라 했다.

가게는 적자라 했는데, 그렇다면 한국인은 곰이고 중국인은 그 땐놈인가 보다. 

 

 

 

 

럭스모어 산장의 아침 노을

 

 

 

 

 

 

 

 

 

 

 

 

 

 

 

 

 

 

 

 

 

슈테판은 42세로 동거중이었다

왜 결혼하지 않으냐니까 범람하는 이혼이 두렵다고 했다.

그는 이 산장에서 되돌아 가기로 하고 나는 아침일찍 다음 산장으로 출발했다.

 

 

 

 

 

 

 

 

 

 

 

 

 

 

 

 

 

 

 

 

 

 

 

 

 

 

 

 

 

 

 

 

 

 

 

 

 

 

 

 

 

 

 

 

이끼에 핀 좁쌀만한 꽃

 

 

 

 

 

 

 

 

 

 

 

 

 

 

 

 

 

 

 

 

 

 

 

 

 

 

 

 

 

 

 

 

 

 

 

 

 

 

 

 

 

 

 

 

 

여기에 배낭을 내려놓고 럭모어산 정상을 올랐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사람은 일행이 되돌아 올 때까지 책을 읽고 있었다.

 

 

 

 

 

 

 

 

 

 

호수면에 잦아있던 안개구름이 햇볕이 나자 점차 상승하고 있다.

 

 

 

 

 

 

 

 

 

 

  

 

 

 

 

 럭스모어산 정상, 해발 1,472m

 

 

 

 

 

 

 

 

 

 

 

 

 

 

 

 

 

 

 

 

 

 

 

 

 

 

 

 

 

 

 

 

 

 

 

갑작스런 기상변화에 대비한 피난처(shelt)이다.

배낭은 렌트한 것이다.

운좋게도 날씨는 쾌청했다.

 

 

 

 

 

 

 

 

 

 

 

 

 

 

 

 

 

 

 

 

 

 

 

 

 

 

 

 

 

 

 

 

 

 

 

 

 

 

 

 

 

 

 

 

 

 

 

 

 

 

 

 

 

 

 

 

 

 

 

3박4일간의 식량과 장비를 져본 적이 없는 나는 길도 모르는 트랙에서 실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구름이 하늘 높이 상승하면서 사라지기 시작하자 신비한 아름다움도 스러지기시작했다.

경치에서 구름이 차지하는 비중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뒤돌아 본 길

 

 

 

 

 

앞쪽 길

 

 

 

 

 

뒤돌아 본 길

막대 표시가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할머니 같은 분이 청소를 하고 있었다.

내려가다가 삽을 들고 루트를 정비하기도 하고.

늙은 사람이 안됐다 싶었는데 나중에 산장에서  보니까 산장지기였다.

1,000를 오르내리면서 일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뒤돌아 본 길

 

 

 

 

 

 

 

 

 

 

여기서부터 끝없이 계속되는 지그재그의  내리막길을 걸어야 하는데 무척 피곤했다.

 

 

 

 

 

 

 

 

 

 

외래 침입동물을 구제하기 위한 트랩이다.

슈테판은 포섬을 잡기 위한 것이라 했는데 포섬은 작은 너구리만한 동물이다.

 

 

 

 

 

 

 

 

 

 

 

 

 

 

 

 

 

 

 

 

 

 

 

 

 

 

 

 

 

 

이런 물가에서는  샌드플라이를 조심해야 한다.

샌드플라이는 세계에서 가장 성가신 곤충이라는 말도 있다.

 

 

 

 

 

 

 

 

 

 

 

 

 

 

 

 

 

 

 

Iris Burn Hut

 

 

 

 

헛의 벙크

 

 

 

 

 

헛의 아침

 

 

 

 

 

 

 

 

 

 

헛의 뒷모습

 

 

 

 

 

 

 

 

 

 

 

 

 

 

 

 

 

 

 

 

뒤돌아 본 모습

아침햇살에 빛나는 이슬을 바라보며 걷는 기분은 무척 좋았다.

 

 

 

 

 

 

 

 

 

 

 

 

 

 

 

 

 

 

 

 

 

 

 

 

 

 

 

 

 

 

 

 

 

 

 

 

 

 

 

 

또, 지루한 숲길이 계속되고

 

 

 

 

 

 

 

 

 

 

 

 

 

 

 

 

 

 

 

 

 

 

 

 

 

 

 

 

 

 

 

 

 

 

 

 

 

 

 

 

마나푸리 호수

이제 모두 다 내려왔다.

 

 

 

 

 

 

 

 

 

모투라 헛

여기서 1박을 하지 않고 곧바로 레인보우 리치까지 가서 셔틀버스로 티  아나우까지 되돌아 감으로써

2박 3일로 트래킹을 끝내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았다.

 

 

 

 

 

 

 

 

 

 

호수에 몸을 한 번 담궜다.

 

 

 

 

 

 

 

 

 

 

 

 

 

 

 

 무투라 헛으로 가는 정겨운 길

 

 

 

 

 

 

 

 

 

이름이 로빈이란다.

겁없이 손끝 가까이까지 다가왔다.

재빠름에는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마나푸리 호수의 아침 여명

 

 

 

 

 

 

 

 

 

 

 

 

 

 

 

산장내 부엌식당

 

 

 

 

 

아침이 되어야 이런 풍경을 맛볼 수 있다.

 

 

 

 

 

 

 

 

 

 

 

 

 

 

 

 

 

 

 

 

 

 

 

 

 

 

 

 

 

 

 

 

 

 

 

 

 

 

 

 

 

 

 

 

둘은 친구 사이로 호주 퀸스랜드에서 왔다고 했다.

왼쪽은 42세의 로버트. 신혼여행 때 9개월의 세계여행을 했다고 한다.

아내의 친구가 어린이 지원차 평양에 3주간 머물면서 경험한 것을 얘기하는데,

듣고 있자니 내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난감했다.

 

아직도, 남쪽 땅에는 북한 사람들도 자기네 나름대로 잘 살고 있을수도 있지 않으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김정일이도 믿지 않는데 말이다.

퀸스타운의 한인식당 주인은 세계의 모든 사람이 여기에 관광오는데 북한 사람만 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자기네들 끼리 잘 사는데 여기까지 올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 양반의 이름은 묻지 않았고, 당신은 잭 니콜슨을 닮았다고 하고서는 그냥 '잭'이라고 불렀다.

그랬더니 "마누라가 잭 니콜슨을 좋아하지 안는데, 졸지에 잭 니콜슨이 되었네"하면서 웃고 말았다.

대단히 호남으로서 아무나 잡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하였다.

정말, 성격도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의 니콜슨과 비슷했다.

이들 두 사람은 승용차를 세워둔 컨트롤 게이트까지 걸어서 갔다.

 

뒤에 보내온 로버트의 매일에는 그의 이름이 Doug였다.

그는 나의 블로그를 보고나서 이 사진들의 루트를 따라서 다시 걸어야겠다고 하였다.

 

 

 

 

 

이 강의 다리를 건너면 레인보우 리치이다.

헛에 버스시간표가 있으니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티 아나우에 갈 수 있다.

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샘과 함께 영국인의 승용차를 타고 티 아나우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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