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실

오페라 DVD 정보

박희욱 2012. 3. 30. 15:39

연출가의 시대에는

해리 쿠퍼를 위시하여,

오토 센크,

괴츠 프리드리히,

피에르 루이지 피치 등 연출가들이 대 스타가 되었으며,

위르겐 플림,

페터 콘비치니,

아킴 프라이어 등의 연출가들이 지금 오페라계에 가장 영향력 인물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21세기로 들어가면서

오페라 연출은 처음 연출가의 시대에 남발되었던, 충격적이고 기발하며 해석이 어려웠던 연출 스타일을 벗어나서고 있다.

즉 점차 쉬우면서도 지극히 아름다운 무대가 오페라계를 리드하는 추세인데,

이런 분위기라면 차라리 ‘디자이너의 시대’라고 부를 만하다.

 

-현대 오페라 계를 리드하는 세 명의 연출가-

데이비드 파운트니

옥스퍼드 출신의 영국인이다.

그는 금년 부터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오페라계의 기린아를 넘어서 지금 세계 오페라계의 장래를 짊어진 대가가 되었다.

 

그의 많은 오페라 무대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DVD는 베르디의 <맥베스>(스펙트럼)이다.

취리히 오페라하우스의 2001년 공연의 실황인 이 영상물은 뛰어난 연출, 세련된 무대, 감각적인 색감으로 완전히 새로운 오페라 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지금 세계 오페라계의 대스타인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을 비롯하여 소프라노 파올레타 마로쿠,

베이스 로베르토 스칸디우치 등의 젊고 실력 있는 가수들을 접해볼 수 있다.

또한 국내 시장에 있는 음반은 한글 자막까지 지원되어 초보자가 오페라의 진수를 접하기에 적합하다.

 

파운트니의 또 다른 뛰어난 영상물이 푸치니의 <투란도트>(TDK)이다.

2002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이 이 DVD는 그 동안 중국 비단이나 치렁치렁 두르고 나오던 <투란도트>가 아닌 놀라운 무대를 보여준다.

즉 기계화와 산업화로 인간성이 말살되어 가던 시대로 설정하여, 무대에 설치된 거대한 톱니바퀴와 기계들 속에서 인간미를 찾아가는 감동적인 무대가 연출된다.

또한 키로프 극장의 거장 발레리 게르기에프가 지휘하는 이 공연은 극의 말미를 기존의 알파노가 완성한 것이 아닌 베리오가 새로 작곡한 악보를 사용하고 있어,

자료로서의 가치도 높다.

그레이엄 비크

영국 출신의 그레이엄 비크는 시각적 아름다움에 더욱 가치를 두는 탐미주의적인 무대로 우리 눈을 사로잡는다.

 

그는 최근 베로나 페스티벌의 <라 트라비아타> 등 연속적인 아름다운 무대로 감동을 준 바 있다.

 

비크의 대표적인 연출인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TDK)가 제노바 극장 실황으로 나와있다.

원래 피렌체 5월 음악제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이 무대는 온 무대를 꽃으로 장식한 아름다운 무대로 한 처녀의 비극을 환상적으로 그려낸다.

그리고 지금 가장 각광받는 젊은 가수들인 소프라노 스테파니아 본파델리와 테너 마르첼로 알바레스가 등장한다.

 

또 하나 추천할 비크의 무대는 베르디의 <오텔로>(TDK)이다.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하는 2001년 스칼라 극장 무대인데, 오텔로 역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플라시도 도밍고가 자신의 마지막 오텔로를 부른 것으로,

그의 열창과 비크의 상징적인 무대는 파국을 향해 치닫는 인간의 비극을 장엄하게 그려낸다.

 

로버트 카슨

요즘 가장 각광받는 연출가는 로버트 카슨이다.

원래 캐나다에서 무용 연출로 시작한 그는 지금 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절정의 연출가이다.

작년에 그는 유럽의 13개의 오페라하우스에서 각기 다른 13개의 작품을 올린 바 있다.

 

그의 DVD는 국내에서 이미 많이 출시되었는데, 최고의 것은 드보르작의 <루살카>(TDK)일 것이다.

산 속 호수에서 사는 물의 요정의 슬픈 이야기는 현대 최고급 호텔의 수영장으로 옮겨지는데,

그러면서도 가슴을 도려내는 아스라한 슬픔이 세련되게 연출된다.

또한 현대 최고의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의 열창이 카슨의 아름다운 무대 속에서 영롱하게 빛난다.

 

다음은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TDK)이다.

무대 위를 또 다른 무대로 만들어 그 뒤에 객석을 배치는 기발한 효과는 이 옴니버스 오페라의 극적인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그러나 극단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카슨의 장대한 스케일이 느껴지는 최고의 무대는 라모의 잊혀진 오페라를 최초로 재현해 낸

<레 보레아드(북풍신의 아들)>(오푸스 아르테)의 파리 실황일 것이다.

그 밖에 카슨이 플레미쉬 오페라에서 올린 푸치니의 <마농 레스코>(이미지)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실황인 보이토의 <메피스토펠레>도 DVD로 나와 있다.



베르디의 <맥베스>(스펙트럼)

취리히 오페라하우스의 2001년 공연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

소프라노 파올레타 마로쿠

파운트니 연출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TDK)

로버트 카슨 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