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ern Europe

헬싱외르2(Helsingor)

박희욱 2013. 10. 14. 16:58

 

 

 

 

프란체스카 아가씨의 모습을 몇 장 더 남기고 싶었으나

더 이상 숨박꼭질을 하는 것은 실례일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을 거둬야 했다.

괘씸한 놈이다, 뒷모습까지 감추고 간다.

 

 

 

 

헬싱외르는 헬싱보리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헬싱보리에 비하여 헬싱외르는 훨씬 초라했다.

아무래도 경제력 차이를 보여주는 것 같다.

덴마크의 자전거 이용인구는 네델란드와 함께 세계최고가 아닐까 한다.

 

 

 

 

헬싱외르에는 이 크론보르 성 외에는 볼 것이 없었다.

 

 

 

 

캠핑장 해변의 저녁노을

 

 

7월 25일(목)

 

간밤에는 빗방울이 좀 떨어졌나보다. 텐트를 축축한 상태로 걷어 넣기가 싫어서 텐트플라이를 말리려고 널어 놓았다. 하늘을 쳐다보니 여전히 구름이 잔쯕 끼어 있다. 식당에서 밥을 지어서 먹고 돌아오니 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다른 도리가 없어서 일단 한 숨을 잤다. 눈을 떠보니 여전히 빗방울이 텐트플라이를 때리고 있다. 또 잠을 잤다. 눈을 떠보니 여전히 비가 내린다. 시계는 오전 11시를 가리키고 있다.

 

이웃의 자전거여행자들은 완전한 방수준비를 하고서 텐트장을 나서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서둘를 필요가 없다.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프레덴스보르 성도 구경할 만하지만 그만 두련다. 여행말년병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에 대한 흥미가 없어져 버린 것이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것을 구경하러 다니는 것보다는 여기서 코펜하겐까지 여유를 가지고 슬슬 라이딩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오늘의 비는 덴마크에서는 오랜간만이라고 한다. 이례적으로 지난 3주간 동안 비가 한 번도 오지 않았단다. 오후 2시가 넘어서 3시가 가까워져 오자 비가 그쳤다. 하지만 하늘은 여전히 잔뜩 지푸리고 있어서 조금 음산한 기분이어서 오늘의 출발을 포기하였다. 내일은 비는 오지 않고 흐리면서 때때로 햋빗이 나는 그런 일기라 한다.

오후 6시 쯤이 되어서야 하늘이 개이기 시작했다. 여기 호스텔에서 약 400m 정도 떨어져 있는 캠핑장 리셉션에서 스웨덴 돈을 환전해서 이틀치 캠핑료를 지불하고 다시 시내 쪽으로  슬슬 나가 보았으나 역시 구경할 것이 없고, 오늘도 마찬가지로 시내가 매우 한산하다.  스웨덴 돈 SEK 1,000을 주니 덴마크 돈 DKK 800을 준다. 환전료가 약 5%가까이 되는 셈이다. 수퍼마케에 들러서 식품을 구입해서 돌아왔다.

 

캠핑장의 아침노을

좌측의 뒷쪽이 나의 텐트이다.

 

 

 

 

해당화

 

 

 

 

빗방울이 굵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도 되겠지만 나는 그렇게 서둘 이유가 없다.

 

 

 

 

여전히 비가 온다.

 

 

 

 

헬싱외르 역사

시내로 다시 나가 보았으나 구경거리가 없다.

덴마크는 도시도 그렇지만 사람들도 조금 시골스런 느낌이다.

 

 

 

 

저녁식사를 즐기는 캠퍼들

그리고 나는 외톨이

 

 

 

저녁노을

 

 

멀리 바다 한가운데서 서핑보드에 올라서서 노를 젓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그것은 바다위에서 자전거를 타는 셈이다.

 

 

 

 

 

 

 

 

 

 

 

 

7월 26일(금) 안개, 흐림

 

아침 5시 30분 기상. 하늘을 보니 오늘은 쾌청일 것 같다.

오늘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귀국의 도시 코펜하겐으로 가는 날이다. 거기까지는 고갯길 하나 없는 평탄한 길이다.

그냥 경치를 즐기면서 살랑살랑 페달을 밟기만 하면 된다.

무척 마음이 가볍다.

 

캠핑장을 나섰는데 Klaus 가족이 다급히 소리를 지르면서 뒤따라 나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뒤돌아 보았더니 야외식탁 위에 올려 놓았던 알미늄제 위스키 병과 반찬통이다. 그 위스키병은 아까워서 무척 망서린 끝에 아무리 생각해도 앞으로는 불필요할 것 같아서 최종적으로 버리기로 한 것인데 내가 잊고 나온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가져가라고 놓아둔 것이라고 말해야 했다.

'버릴 때는 과감히, 살 때는 신중히'가 나의 생활 슬로건이다. 신중히 구입했다면 버릴 일은 없겠지만.

 

 

해변의 아침

 

 

 

 

 

 

 

 

 

Klaus Wenzel

10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오늘 코펜하겐으로 돌아간단다.

그는 덴마크인들은 겉으로는 좀 무뚝뚝한 것 같아도 조금만 가까워지면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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