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은 예로부터 이웃나라를 깔보았다. 중국조차도 사대하면서도 깔보기는 마찬가지였으니, 일본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1719년에 조선통신사의 제술관으로 일본에 다녀왔던 신유한은 그 경험을 해유록이라는 기록으로 남겼는데, 그는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왜인들의 말과 행동은 대게가 조잡하고 천박하여 걸출하고 위엄 있어 보이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들의 성정은 속은 조급하고 겉은 경박하여 자기에게 유리할 때에는 좋아 까불며 간과 쓸개를 내놓다가도 조금 마음에 거슬리면 강동강동 뛰며 죽을지 살지 몰라 한다. 대화를 해도 눈치만 보고 일을 만나면 버마제비(사마귀) 수레 막듯 한다. 모두다 박쥐의 마음이며 벌같이 쏘려한다. 넓은 도량을 가지고 앉아 백성들의 무거운 희망을 풀어줄 사람은 하나도 없다. 나라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