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쟁반>
뒷뜰에 놓인 빈 쟁반
간밤에 내린 이슬이 쟁반에 고이면, 그것은 나의 몸
뒷뜰 대나무가 흔들리고 바람이 일어나 수면이 일렁이면, 그것은 나의 마음
일렁이는 수면에 하늘이 비치고 구름이 비치면, 그것은 나의 세상
나의 몸, 나의 마음, 나의 세상은 서로 별개가 아닌 3위일체이라
한낮의 뜨거운 햇살로 고인 물이 하늘로 돌아가면, 다시 빈 쟁반
그 쟁반에 또다시 밤이 오면 일렁이지 않는 영원한 별빛이 비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