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108

행복과 인생

어느 볼리비아인이 말했습니다. "때로는 우울함도 좋습니다. 행복은 지나치게 과대평가되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으로부터 꼭 40년전에 행복을 포기했습니다. 행복은 추구해봐야 도달할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도 아니거니와, 그 추구가 나의 자유를 구속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달콤한 아이스크림이나 솜사탕맛을 즐기겠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향기로운 커피맛이나, 알싸한 맥주는 달콤함이 아니라 오히려 쓴맛입니다. 좋은 와인도 결코 달콤하거나 새콤한 맛이 아닙니다. 인생도 그러합니다. 때로는 괴로움도, 슬픔도, 외로움도,우울함도 인생을 풍부하게 만드는 훌륭한 재료입니다.

단상 2021.08.08

인생의 강물

인생은 산꼭데기에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시작된다. 이 빗방울은 산골짜기를 타고 흘러 실개천이 되고 강물이 되어서 대하에 이르게 된다. 졸졸졸 흐르기도 하고, 잔잔히 흐르기도 하고, 포효하면서 흐르기도 하고, 때로는 폭포에 떨어지면서 흐르기도 한다. 이 강물의 흐름은 어떻게 흘러도 좋으며, 단지 흐름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강물은 흐름을 멈춰서는 안된다. 흐름의 멈춤이 곧 정체이고 정체는 부패하는 것이다. 어떠한 흐름도 좋다, 다만 대양에 이르기만 하면 된다. *사람들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 저렇게 살아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모두 거짓이다. 그것이 비록 경전에 있는 어떠한 말이라 할지라도. 노자 도덕경에서 말하는 上善若水의 水는 정체해 있는 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이다.

단상 2021.07.04

세상과 상품

사람들 중에는 상품을 사놓고서 과도히 비싸다고 투덜대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선택해 놓고서. 그렇드시,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사는 세상이 과도히 잘못되었다고 투덜대는 사람들이 있다, 상품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선택해 놓고서. 사람들 중에는 판매상을 원망하듯이 신을 원망하는 사람도 있다. 그 신이 바로 그 사람 자신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소치다. 梵我一如!

단상 2021.06.18

非人間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면, 인간들로부터 배우려들지 마라 드넓은 평원으로부터 배우고 높은 산봉우리로부터 배우고 끝없는 바다의 수평선으로부터 배우고, 그리고 하늘과 구름으로부터 배워라 인간들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느니, 차라리 인간들이 하찮게 여기는, 말없는 짐승들로부터 배워라 붓다가 세상을 버렸던 것도, 노자가 히말리야로 숨어들었던 것도, 예수가 십자가에 올라가버렸던 것도, 모두 인간들로부터 배울 것이 없어서였다 입이 없는 신의 말을 빌린다는 자들로부터도 아무것도 배우지 마라 배우려면, 말없는 침묵의 자연으로부터 배워라 있는 그대로의 자연으로부터 배워라, 非人間을!

단상 2021.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