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111

非人間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면, 인간들로부터 배우려들지 마라 드넓은 평원으로부터 배우고 높은 산봉우리로부터 배우고 끝없는 바다의 수평선으로부터 배우고, 그리고 하늘과 구름으로부터 배워라 인간들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느니, 차라리 인간들이 하찮게 여기는, 말없는 짐승들로부터 배워라 붓다가 세상을 버렸던 것도, 노자가 히말리야로 숨어들었던 것도, 예수가 십자가에 올라가버렸던 것도, 모두 인간들로부터 배울 것이 없어서였다 입이 없는 신의 말을 빌린다는 자들로부터도 아무것도 배우지 마라 배우려면, 말없는 침묵의 자연으로부터 배워라 있는 그대로의 자연으로부터 배워라, 非人間을!

단상 2021.05.14

신과 사제

신과 사제 신의 대리인-사제들의 화두는 언제나 사랑과 감사이다 그들은 항상 사랑타령을 하는데 누구를 사랑하라는 말인가? 세상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라고 말하지만, 종국적으로는 신을 사랑하라는 말이다, 왜? 신의 뒤에 숨어 있는 자들이 있고, 그들이 바로 사제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항상 감사하라고 말하는데, 무엇에 감사하라는 말인가? 세상 모든 일에 감사하라고 말하지만, 종국적으로는 신에게 감사하라는 말이다, 왜? 신의 뒤에 숨어 있는 자들이 있고, 그들이 바로 사제들이기 때문이다 사제들은 스스로 신의 대리인으로 자처하지만 알고보면, 사제들이 신의 대리인이 아니라 신이 사제들의 대리인이다

단상 2021.02.05

사념과 감성

사념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할 수 없다 사념은 항상 과거로 가거나 미래로 날아간다 사념은 시간과 함께 존재한다 감성은 과거에 일어나거나 미래에 일어날 수 없다 감성은 항상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난다 감성은 시간과 함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념적으로 사는 사람은 시간과 함께 늙어간다 사념에서 해방되어 감성적으로 사는 사람은 결코 늙지 않는다 육체는 늙을지라도 감성에는 늙음이란 없다

단상 2021.01.06

홀로

사람들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라 그러면, 그 모든 것이 홀로가 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그토록 돈을 위해서 혼신을 다하고, 그토록 명예를 위해서 헌신하고, 그토록 권력을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것도, 모두다 홀로가 되지 않으려는 몸부림에서 비롯된다 거물망에 걸린 짐승처럼 그런 몸부림을 하느니, 차라리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홀로 가는 자유가 훨씬 낫다

단상 2020.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