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시간이동 핀란드 투르크에서 올란드섬으로 가는 페리 선상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어오는 찬바람을 피하여 실내로 들어갔다. 아늑한 실내로 들어서서 지루한 시간을 달랠 수는 있을 것이나 그 순간, 아름다운 바다를 항해하는 여행이 아니라 지역간 이동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 단상 2020.05.09
예술과 세상 예술은 평론가와 비평가가 망치고, 세상은 철학자와 사상가가 망친다. 그들은 예술에 실패하고 삶에 실패한 자들이다. 사념적 인간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진정한 예술은 사념으로부터의 도피이며, 진정한 삶 또한 사념으로부터 탈피할 때 가능한 일이다. 단상 2020.04.26
마음 그대가 마음과 동행할 때면, 어느 길로 들어서든지 그 길은 지옥으로 통하는 길이다 마음과 동행해서는 결코 천국에 이를 수 없다 그 마음이 아무리 고운 마음이라 해도 단상 2020.04.15
안다는 것 흔히들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교사들이 하는 말일 뿐이다. 실존의 세계에서는 보는 것만큼 알게 되고 듣는 것만큼 알게 된다. 음악에 대해서 아무리 공부해도 알길이 없다. 미술에 대해서 아무리 공부해도 알길이 없다. 인생에 대해서 아무리 설교를 들어도 알길이 없다,.. 단상 2020.03.28
강물 강물이 발원지를 출발한 때는 자신이 강줄기를 따라서 흘러가는 줄 안다 그러다가 강물이 흘러 대해가 가까이 다가오면, 비로소 자신이 강줄기를 열어가면서 흘로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단상 2020.03.24
범아일여 들판의 양과 하늘의 독소리와 나는 같은 지구별에 산다, 그러나 양은 양의 세상을 만들어 살고, 독수리는 독수리의 세상을 만들어 산다, 그렇드시 나도 나의 세상을 만들어서 산다, 그러므로 세상이 나이고, 내가 세상이다. 즉, 범아일여이다 단상 2020.03.24
무소의 뿔 아무도, 아무것도 잡지마라, 그가, 그것이 그대를 잡는다 그대의 손은 잡히지 않고 무엇을 잡을 수 없다 아무에게도, 아무것에도 기대지 마라, 그가, 그것이 그대에게 기댄다 그대의 등은 기대어 지지 않고 무엇에 기댈 수 없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따라오는 바.. 단상 2020.03.20
풀피리 인간 존재는 둘녘에 잠시 돋아난 풀피리이라 그 풀피리에 바람이 불어오면 소리가 나리니 그 소리가 기쁜 소리이면 기쁜 노래로 듣고, 그 소리가 슬픈 소리이면 슬픈 노래로 들을 뿐 그 노래소리를 분별하거나, 지나간 바람을 붙잡으려 들지 마라 신이 그 풀피리를 다 불고나면 땅으로 고.. 단상 2020.03.09
유심과 무심 사람들은 빨리 달리면 목적지에 빨리 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사람들은 유심의 사람이다. 느릿느릿, 여유를 가지고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듯 목적지에 이른다. 이런 사람들은 무심의 사람이다. 단상 2019.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