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온 글 116

앵그르와 드가

앵그르는 젊은 미술학도 드가에게 이렇게 말했다. "젊은이,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선이라네. 선 그리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말게. 선을 제대로 그릴 줄 알아야 색을 칠할 수 있는 법이라네. 그리고 그림의 소재는 본인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생활에서 찾도록 하게. 내 기억과 삶을 그릴 수 있어야 제대로 된 화가라네." 앵그르의 짧은 충고는 젊은 화가가 평생 가슴 깊이 간직하는 사표(師表)가 되었다. 드가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수 천 번의 드로잉을 거듭했다. 드가가 그린 인물에서 유독 역동성이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그만의 탁월한 드로잉 솜씨가 한 몫 했기 때문이다. 드가의 그림이 다른 인상주의 화가들에게서 느껴지지 않는 구도의 섬세함과 치밀함이 배어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림은 결국 수많..

따온 글 2023.01.13

아돌프 히틀러

삶은 나약함을 용서하지 않는다. (강력했던 히틀러는 어찌해서 삶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자살해야 했는가? 그는 자신에게 강력했던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강력했던 것이 문제였나?) 약자들을 위해 동정을 느끼는 것은 영원한 원죄다! (동정을 받았던 자는 언젠가는 동정을 한 자를 복수한다. 니체도 말했다-신은 인간에 대한 동정으로말미암아 죽었다. 그러면, 인간에 대한 동정심을 전혀 느끼지 않았던 히틀러 자신은 왜 영원한 원죄를 받았을까?)

따온 글 2022.11.17

무덤들 사이를 거닐며

무덤들 사이를 거닐며 임옥당 무덤들 사이를 거닐면서 하나씩 묘비명을 읽어 본다. 한두 구절이지만 주의깊게 읽으며 많은 얘기가 숨어 있다. 그들이 염려한 것이나 투쟁한 것이나 성취한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태어난 날과 죽은 날짜로 줄어 들었다. 살아 있을 적에는 지위와 재물이 그들을 갈라 놓았어도 죽고 나니 이곳에서 나란히 누워 있다. 죽은 자들이 나의 참된 스승이다. 그들은 영원한 침묵으로 나를 가르친다. 죽음을 통해 더욱 생생해진 그들의 존재가 내 마음을 씻어 준다. 홀연히 나는 내 목숨이 어느 순간에 끝날 것을 본다. 내가 죽음과 그렇게 가까운 것을 보는 순간 즉시로 나는 내 생 안에서 자유로워진다. 남하고 다투거나 그들을 비평할 필요가 무엇인가.

따온 글 2020.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