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과 죽음 나는 1953년 11월 16일 새벽에 태어나지 않았다 그때부터 나에게 세상이 서서히 다가왔을 뿐 그렇듯이 언젠가 세상은 나로부터 서서히 멀이지기 시작할 것이며, 어쩌면 갑자기 사라질지도 모른다 영원한 나는 언제나 여기 이렇게 존재한다 그 나에게는 탄생도 없고 죽음도 없다 다이아몬드 같은 불변의 나는 영원히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 그 지금 여기가 영원이다 단상 2022.03.11
달의 나그네 하늘에 구름이 흘러 간다 그러다가 달이 뜨면 이번에는 구름에 달이 간다 하늘에 구름이 스쳐지나도 아무데도 가지 않는 달(viveka) 나는 그런 오고감이 없는 달의 나그네이어라 침묵으로 가는 길 2010.09.26
탄생과 죽음 탄생이니 죽음이니 하는 것은 바다의 표면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순간적인 잔물결의 상승과 하강 같은 것이다 표면에서 표류하지 말고 심해의 깊디 깊은 곳으로 침잠해 들어가라 바닷물의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그곳으로 빛조차 닿지 않는 그곳이 불생불멸인 그대의 본래처소이다 침묵으로 가는 길 2009.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