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인과법칙은 환상이다

박희욱 2009. 10. 15. 20:00

사람들은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다고 여긴다.

결과라는 말 자체가 원인이라는 반대개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사물에는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말한다면 교육이란 사물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찾아내는 능력을 증진시키는 일이다

 

사실, 어떤 사물들이나 거기에는 여러가지의 원인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 원인은 또 다른 원인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원인을 찾아서 계속 들어간다면 한도 끝도 없다

결국은 우주의 모든 것이 그 사건이나 사물의 원인으로 된다.

그래서, 나비효과1라는 말이 성립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발생한 토네이도 발생에 따른 피해를

과연 브라질에서 날개짓 한 번 한 나비에게 책임지울 수 있는가

사건과 사물의 원인이 우주전체라고 한다면, 그것은 사실상,

사건이나 사물에는 원인이 없다는 말과 상통한다

 

그것을 아는 사람들은 예정설을 말하기도 하고,

윤회와 업보를 말하기도 한다2

그들은 그런 개념적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모든 사물에 대하여 원인을 찾는 일을 그만둔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의 원인을 자신의 내면으로 돌린다3

 

사람들은 모든 잘못된 일에 대하여는 자신의 주변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4

헤아릴수 없이 많은 원인을 다 찾을 수 없는 그들은, 상대방의 부당성을 증명할 수 있을 때까지,

아니면,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때까지만 원인을 찾는다

자신에게 유리한 원인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 굳이 자신에 불리한 원인을 찾으려 하겠는가

 

한편, 잘된 일에 대해서는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그래서, 못되면 조상탓, 잘되면 내탓이라는 옛속담이 생긴 것이다

사물에 대하여 원인을 찾는 자신을 잘 주시해보라. 그러면

그것은 모두 사물에서 자신에 유리한 점을 이끄려 내려는 의도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주에는 원인이 없다. 원인이 있다 하여도 우주전체가 원인이다5.

인과법칙이란 없다. 원인이 결과이고 결과가 원인이다

인과법칙이란 시간개념을 가진 인간만의 심대한 환상이다

시간개념을 버리기가 어렵다면  인과법칙을 버려서 원인을 찾는 습관에서 탈피하라

 

인과법칙에서 자유로울 때, 그때 우리는 모든 원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며,

원인으로부터 자유로우면 결과로부터도 자유로워진다

그때 비로소 편협함이 없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이 진정한 자유에 이르는 길이며 또한, 온유한 사랑에 이르는 길이다

 

인과법칙의 고리를 완전히 끊게 되면

그때 비로소 윤회의 고리를 끊는 것이다

탄생과 죽음의 인과가 사라지면,

탄생과 죽음 자체가 사라지며, 그것이 바로 해탈이다6

 

 

 

 

 

 

 

 

 

 

  1. 브라질에 사는 어떤 나비의 날개짓 한 번이 미국 텍사스에 발생하는 토네이도의 발생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이론이다.그렇다면, 그 날개짓조차도 그날의 바람과 햇빚, 심지어 알에서 깨어나던 날 밤의 별빛에서조차도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나비가 한 마리 뿐인가? 그리고 날개를 가진 것이 나비 분인가? 그러니까 나비효과라는 것은 인과법칙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카이오스이론을 말하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본문으로]
  2. 예정설이니 윤회니 업보니 하는 것들을 옳고 그름의 차원에서 보는 것은 칼을 앞에 놓고서 그것이 옳으니 그러니 하는 것과 같다. 인과밥칙이 사라지면 옳고 그름의 분별이 사라진다. [본문으로]
  3. 종래에는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는 것도 그만둔다. 그래서 그는 책임이라는 관념으로부터 해방된다. [본문으로]
  4. height=14 [본문으로]
  5. 여기로부터 신이라는 개념이 발생하였다. 우주의 원인개념이 바로 신이다. 신이 우주의 원인이기 때문에 신이 우주를 창조했다고 한다. 사실은, 신이 창조(원인)이며 창조가 바로 우주(결과)이다. 그러므로, 우주가 바로 신이다. [본문으로]
  6. 그러므로 탄생과 죽음은 환(幻)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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