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212

알렉산더와 자유

사람들은, 자유는 주어지기만 하면 누구나 향유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돈과 시간만 있으면 그 따위 자유는 얼마든지 누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돈과 시간이 풍족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큰 집에 살고, 좋은 승용차를 타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사는 것이 자유롭다고 여긴다면, 그 사람은 자유를 누릴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다. 진정으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능력자는 돈과 시간에 관계없이 자유를 누린다. 동냥그릇을 들고 다니는 디오니게스도 자유를 누렸다. 하지만 알렉산드 대왕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했다. 그는 알콜중독으로 33세에 요절하였고, 그의 꿈은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허무한 인생, 그는 술에 의존해야만 했다. 그는 죽으면서 이렇게 유언을 남겼..

잡글 2024.03.17

나무와 숲과 산

좋은 산은 어떤 산일까? 좋은 산이란, 산속이 아름다운 산이라기 보다는 산에 올랐을 때 원경이 아름다운 광활한 산이다. 숲만 보고 산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산에 올랐을 때의 광할한 원경이다. 사람들이 높은 산을 찾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일 것이다. 나는 뉴질랜드의 통가리로 국립공원의 루아페후산을 오르면서 의아스러워했다. 이게 무슨 국립공원인가 하고. 그러나 산에 올라가서 보니 그게 아니었다. 멀리 보이는 원경이 매우 빼어났다. 내가 설악산보다 지리산을 더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들 중에는 사물에 현미경을 갖다 대고 보는 이도 있고, 반대로 멀리 떨어져서 보는 사람도 있다. 사물의 진실을 알려면 멀리 떨어져서 볼 수록 좋다. 가까이서 본다는 것은 관경으로 본다는 것이고 ..

잡글 2024.03.15

한국과 일본의 다른 점

정유재란 때,1598년 9월에 일본에 붙잡혀 끌려가서 1600년 5월에 풀려나 귀국했던 조선선비 강향은 그의 '간양록'에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왜놈의 성질이 신기한 것을 좋아하고 외교를 좋아하여 먼나라 외국과 통상하는 것을 훌륭한 일로 여기니 외국 상선이 와도 반드시 사신행차라고 합니다. 왜경(교토)에서는 남만(네델란드) 사신이 왔다고 왁자하게 전하는 소리를 거의 날마다 들을 수 있으니 그들은 온 나라가 좋은 이야깃거리로 삼습니다. 먼 데서 온 외국 사람을 왜졸이 해치기라도 하면 그들과의 길이 끊어질까 하여 반드시 가해자의 삼족을 멸한다고 합니다. 지난해에 외국상선을 강탈한 사건이 있었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보고하여 가해자들을 잡아다가 모두 목을 베어 매달고 훔친 물건은 주인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천..

잡글 2024.03.13

이씨조선 왕조와 좌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선조는 서울을 비워두고 의주로 달아나서 명나라에 망명을 요청했으니 거절당했다. 비워진 경복궁은 백성들의 원한으로 불태워지고, 일본군은 조선백성들로부터 쌀밥을 얻어먹었다고 한다. 수많은 백성들이 죽임을 당하고, 포승줄에 묶여서 일본으로 끌려갔다. 선조는 서울로 돌아와서 조선백성의 인명피해를 조사나 했을까?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그것을 조사하는 것은 선조 자신의 치부를 들추어내는 것이었을 테니까. 다만, 일본으로 잡혀간 백성이 10만명 쯤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군으 5만명 정도가 사망했다고 하는데 전투에서 죽은 군인은 얼마되지 않고 대부분은 병사하거나, 아사하거나, 얼어서 죽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국사시간에 선조를 비난하는 내용을 들어본 적이 없고, 왜군만 욕을 해대는 어리석고..

잡글 2024.03.06

군대폭력

노일전쟁의 종군기자였던 잭 런던의 말이다. '서울에 살고 있는, 독일군인이었던 원치 박사는 일본군 장교들이 소리 없이 명령을 내리는 것에 감탄했다. 그가 말하는 것처럼 그들은 정말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다. 일본군 병사는 아무 명령도 받지 않고 훈련을 한다. 서양의 병사들에게 습관화된 고함이 이곳에서는 들리지 않는다.' 나는 군복무를 하고 있을 때 군대내부의 고참이 졸병들에게 가하는 습관적 폭력이 일본군으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라고 여겼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군은 언제나 화를 내면서 총칼을 휘두르는 모습의 그림만 보았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다. 구한말 외국인 기록을 보면 밤마다 관가를 지나가면 비명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관리가 돈이 조금 생겼다고 여겨지는 놈을 끌어다가 매 타작을 하는 것이었다..

잡글 2024.03.05

대한민국의 경제기적

나는 전세계에서 대한민국의 경제기적만한 경제기적을 모른다. 어찌하여 한민족이 이런 거대한 기적을 이루었는가? 말할 것도 없이 이승만이와 박정희와 미국과 일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것은 환경적인 문제다. 그렇다면 한민족의 어떠한 점이 이런 경제기적을 이루는데 기여했을까? 이것이 나의 의문이었다. 나에게 질문한다면, 그것은 한민족의 오랜 질투심이 그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하겠다. 예로부터 한민족은 유달리 입신양명사상이 투철했다. 이것의 심리적 기저에는 질투심이 도사리고 있었다. 우리의 속담에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고, 이런 유사한 속담을 가진 나라는 없다고 한다. 이승만이가 오랜 계급사회를 불식시키고 자유를 심고, 박정희가 자유로운 경제적 경쟁의 터전을 마련하자 한국인들..

잡글 2024.03.04

사회주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나 사회에서는 모든 선택권이 개인에게 부여된다. 그러다보니 개인의 능력에 따라서 빈부격차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무능한 사람들은 국가나 사회가 자신의 무능을 책임져 주기 바란다. 그렇게 개인의 무능을 책임져 주는 사회는 바로 사회주의 국가가 된다. 그러면 그 개인은 대신에 자신의 자유를 국가에 양도해야 한다. 개인의 자유를 양도받은 국가는 권력을 쥐게 되고, 권력을 쥐게 된 국가는 개인의 부마저도 앗아간다. 결국 개인은 자유도 박탈당하고 빈곤으로 전락하게 된다.

잡글 2024.03.02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는 불평등하고, 빈부의 격차가 크고, 노동자를 착취하는 사상이라고 여긴다. 반대로 사회주의는 평등하고, 빈부격차가 없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사상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자유를 제공한다. 다시 말하면 무엇을 하든지 간에 선택권이 주어지는 반면 사회주의는 제한 받는다. 자본주의는 당연히 빈부의 격차가 크다, 하지만 능력이 있고 부지런하다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는 구조다. 반대로 나태하면 언제든지 빈곤으로 전락할 수 있다. 사회주의는 빈부격차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지배계층이 부를 차지한다. 그 지배계층이 되기 위해서는 줄이 있어야 하지 개인의 능력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 또, 자본주의는 노동자를 착취한다고 오해를 받지만 전혀 아니다. 어떠한..

잡글 2024.03.02

가무의 민족

한국인들 중에는 세계적인 연주가들이 많다. 지휘에 정명훈, 바이올린에 정경화, 첼로에 정명화 성악에 조수미, 피아노에 백건우, 조성민, 손열음, 임예찬 등이다. 게다가 성악 콩쿠르에 한국인들이 워낙 두각을 나타내니까, 서양인들은 한국인들이 콩쿠르에 너무 집착한다고 비난하는 것을 보면 질투를 하는 모양이다. 정명훈은 한국인들은 음악에 재능을 보이는 것은 특별히 노래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탈리아인들도 노래를 좋아한다. 그래서 가곡과 오페라가 발달했다. 그러고 보면 한국이나 이탈리아나 자연환경이 비슷하다. 그리고 조금 다혈질적인 기질도 비슷하다. 내가 학교다닐 시절에는 길거리에 노래나 휘파람 불면서 다니는 사람이 많았고, 음식점이나 술집에서 파티를 하면 으례히 노래가 곁들여진 것으로 기억한다. 또, ..

잡글 202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