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 8

무념

땅을 일구는 농부보다종교인이 못하고,종교인보다 못한 사람이 바로 철학하는 사람들이다.그 순서는 생각을 누가 적게 하느냐의 문제다.예술도 감상의 순간에 무념으로 이끄는 도구다.농부는 신이 시킨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종교인은 신이 맡겨준 적도 없는 대변인 노릇을 자청하는 사람들이고,철학자는 신이 금지한 금단의 열매를 즐겨 따먹는 사람들이다.

침묵

요즘은 말하기가 두렵다. 서로의 의견이 판이한 경우가 많아서이다. 사람들은 흔히 생각은 서로 다르다고 말하지만 누구나 하는 당연한 그말은 식상함을 넘어섰다. 그래서 나는 하나의 세상을 공동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신만의 세상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말하곤 한다. 실제가 그렇다. 등불에 동전을 비춰서 그림자를 만들어보면 그 그림자는 동전의 각도에 따라서 원일 수도 있고, 타원일 수도 있고, 직사각형일 수도 있다. 눈이 예리한 사람이라면 원기둥 같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동전을 눈으로 직접본다면 뭐라고 말할 것인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본다면 아무 할 말이 없다. 침묵이 답이다. 그 침묵을 떠나서 말을 한다면 그것은 이미 실재가 아닌 생각에 불과하다. 있는 그대로의 실재가 진실이니 침묵하라. ..

이야기 2024.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