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212

문명의 발전

내가 학교에서 지식을 흡수할 때는 사상이나 이념이 역사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살아보니까 전혀 그게 아니었다. 과연, 라즈니쉬의 말대로 지식은 무지의 일종이라는 말이 옳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식은 언어로써 만들어지는 것이고, 이원성에 기초한 언어로써는 사물의 다양한 면의 실재를 표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는 이집트문명은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했는데, 나일강변을 직접 보니까 그의 말이 옳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문명과 역사를 발전시키는 것은 사상이나 이념이 아니라 잉여생산물 즉, 경제력이다. 나일강의선물은 바로 잉여생산물을 말하는 것이다. 이집트측 나일강하류의 1년 강수량은 년간 250mm로서 바로 사막기후임에도 수량이 풍부하다..

잡글 2021.04.06

아스완

아부심벨신전과 필레신전은 나세르호 건설로 인하여 본래 위치에서 이전된 것이다. 잠시 마주친 한국인 관광가이드는 사뭇 격앙된 어조로 고대유적은 모두 다 때려부숴야 한다고 했다. 이집트GDP의 50%를 차지한다는 관광자원을 왜 부셔야 한다는 것일까? 아마도 관광산업에 집착하다보니 다른 분야의 계발에 소홀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아스완으로 올 때는 열차를 이용했고, 아스완에서 카이로쪽으로갈 때는 자전거를 타고 갈 것이라고 계획을 했지만 불가능했다. 도시간 이동차량은 반드시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아야만 했다. 혹시나 싶어서 경찰서를 찾아가서 아부를 떨면서 자전거주행허가를 간곡히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룩소르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하루에 두번밖에 운행을 하지 않아서 시간이 맞지 않았다. 할 수 없이 ..

잡글 2021.04.05

피라미드

제위기간이 BC2589~BC2566인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세계최대의 피라미드이며, 축조하는 데 20년이 소요되었다 한다. 석재를 운반하기 위한 도로건설에 10년, 그리고 지하축조물건설에도 10년이 소요되었다 하니 총 40년이 걸린 셈이다. 카프레왕의 피라미드 꼭대기에 조금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드시 피라미드의 표면은 석회암으로 매끈하게 덮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돌무더기로 변해버렸지만, 피라미드 현장에서 건설 당시의 모습을 상상하니 그 장엄하고도 아름다웠던 모습의 경이로움은 신도 창조할 수 없는 기적의 축조물이었을 것이다. 예전에는 이 피라미드를 노예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축조했으리라고 상상하였으나,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자유인들의 임금노동력에 의존한 것으로 결론짓고 있다. 기술력이 부족하고 비능률적인..

잡글 2021.04.04

이집트

카이로국제공항에는 예약되어 있었던 민박집의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 공항에서 시내의 숙소로 향하는 차내에서 본 카이로는 나를 바싹 긴장시켰다. 흙빛 건물이 인도를 연상시켰고, 때마침 그 유명한 캄신(중동에서 4월경에 부는 흙먼지 바람)이 불고 있었는데, 나는 차내에서도 수건으로 입을 가렸다. 그러나, 길거리에 다니는 현지인은 아무도 캄신을 피하는 사람이 없었다. 서쪽 하늘을 쳐다보니 흙먼지 바람에 햇살이 산란되어 붉게 불타고 있었다. 숙소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조차 나를 긴장시켰다. 짐을 싣는 엘리베이트도 그 정도보다는 나을 것이다. 숙소 주인의 말에 의하면, 이집트 인구 8,000만명 중에서 거의 2,000만명이 사는데, 카이로 시민은 살아남는 것만 해도 위대하다고 했다. 자연, 기후, 공기 및 수질 오..

잡글 2021.04.02

베트남과 대한민국

베트남의 하노이와 미국의 워싱턴은 사이가 좋다고 한다. 그렇게도 엄청난 폭탄은 퍼부었는데도 불구하고, 불구대천의 원수가 아니라 도리어 사이가 좋다니! 그들이 설마 미국이 좋아서 선린관계를 유지하겠는가? 대한민국은 어떤가? 악성종양에 걸린 한반도 땅을 구해준 나라, 이땅을 붉은무리로부터 구해준 나라. 경제발전을 지도해주고 밑받힘 해준 나라를 향해서 삿대질을 하고 있지 않은가! 자국의 이익을 전혀 고려치 않은 배은망덕한 행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민족은 집단적 지혜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잡글 2021.03.10

토끼와 거북이

토끼나라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토끼와 거북이 달리기 시합에서 토끼가 진 것이 토끼나라 왕에게 알려졌기 때문이지요. 토끼나라 왕은 토끼들이 자랑하는 달리기가 느림보 거북이에게 졌다는 사실에 엄청 화가났습니다. 토끼왕은 달리기 선수 3명을 뽑아서 거북이와 경주를 다시 시켜서 보기좋게 복수하기로 하였습니다. 토끼왕은 선수들에게 거북이를 이기면 후한 상을 줄 것을 약속하고 만일 질 경우는 곤장 100대씩 벌을 내리겠다고 했습니다. 드디어 거북이 한마리와 토끼 3마리가 달리기 시합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이번에도 거북이가 1등을 하고 말았습니다. 화가난 토끼왕은 토끼 선수들을 불러 놓고 왜 졌느냐고 엄중히 물었어요. 첫번째 토끼가 말했습니다. "1등 메달을 받을 욕심으로 너무 빨리 달리다가 표지..

잡글 2021.03.07

위인들

어릴 때 나에게는 전세계에 수많은 위인들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 읽었던 12권의 세계위인전집으로부터 등장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성인들이고, 정치인들이고, 장군들이고, 과학자들이고, 문학가들이고, 탐험가들이고, 사회봉사자들이며, 예술가들이었다. 나이살이나 먹은 지금은 그들 위인들이 내 마음에 하나둘씩 사라지고 최후로 나에게 남은 위인은 예술가들 뿐이며 그 중에서도 음악가들이다. 음악가들 중에서 한 사람을 꼽는다면 단연 베토벤이다.

잡글 2021.03.07

습관

사람들은 인생은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내일로 미루면서 그 내일이 마치 영원할 것처럼 착각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착각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지요. 왜냐하면 내일은 언제나 있으니까요. 마치 잡을 수 있을 것같이 보이는 무지개처럼. 결국 그 무지개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새로운 것을 시도할 용기가 바닥이 난 상태에 이르고 맙니다. 그러다 보니 편안한 옛습관대로 다람쥐챗바퀴처럼 살다가 지나간 세월을 아쉬워하면서 이 세상을 버리게 되지요. 내가 졸업을 앞둔 제자들에게 당부한 것 두가지 중에 하나가 바로 습관대로 살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습관대로 사는 것은 바로 삶의 낭비인 것입니다.

잡글 2021.02.10

매기의 추억

youtu.be/Vs5tTbkdxog 눈시울이 적셔 오네요. 내가 초등 5학년때, 그러니까 1964년도에 아버님께서 웬일로 금성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사오셨는데, 부산KBS방송에서는 매우 빈번히 '매기의 추억'이 방송되어서 이 노래를 즐겨 듣곤 했습니다. 아마도 방송관계자가 이 노래를 무척 좋아했나 봅니다. 그러던 것이 어느날 갑자기 우리집 유일한 문화기기인 그 라디오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버지한테 입도 벙긋하지 못하던 시절이라 어떻게 되었는지 여쭤보지도 못했는데, 당신은 큰맘 먹고 사오신 것을 빚에 쪼들려서 팔아버린것이었습니다. 그때는 그 라디오 가격이 어쩌면 한 달치 월급에 해당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민소득 $80 내외의 시절이라 신문구독도 어려웠던 시절이어서 신문배달 소년은 신문을 우..

잡글 2021.02.08

배움

지식과 지혜 내가 학교에 다닐 때는 무엇이든지 책으로부터 배웠다 선생님으로부터 배웠다 할지라도 모두 책에 있는 것이다 그렇게 책으로부터 배운 것을 지식이라 한다 지식은 몸이 아니라 머리로 배우는 것이다 요즘 나이살이나 먹은 늦깍기로 클래식기타를 배우고 있다 기타는 머리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몸(손가락)으로 배우는 것이다 예전에 테니스를 배울 때도 머리로 배우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한번 몸으로 잘못 배운 것은 머리로는 절대 고쳐지지 않았다 인생을 살아보니 세상 모든 것이 머리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배우는 것인 것 같다 그 몸이란 반복적인 경험을 말하고, 그렇게 배운 것을 지혜라 할 것이다 인생을 머리로 배우겠다는 철학자들을 보면 안다 그들은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

잡글 2021.02.03